‘감각’을 기획하다" — IT 전략가가 쏘아 올린 미술시장의 진동, (주)시즈포 김윤식 대표

‘감각’을 기획하다" — IT 전략가가 쏘아 올린 미술시장의 진동, (주)시즈포 김윤식 대표

[CEO 인터뷰] 견고했던 성벽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그저 조용히 감상하고 소수만이 소유하던 미술시장에 예술, 상업, 커뮤니티를 융합한 ‘그랜드 아트 컨버전스’라는 파동이 조용히 일고 있다. 그 중심에는 3일간 2만 명의 관람객을 동원하며 국내 호텔 아트페어의 흥행 공식을 새로 쓴 ㈜시즈포(SEES4)가 있다.

<CEO TODAY>는 창간을 기념해, 폐쇄적인 미술 생태계를 혁신적인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재설계하고 있는 ㈜시즈포의 김윤식 대표를 만났다. 그의 눈에 비친 예술은 정체된 캔버스가 아니라, 삶을 변화시키는 역동적인 ‘무브먼트’였다.

Q1. 첫 질문부터 조금 도발적으로 가보겠습니다. 원래 ‘아트 씬(Art Scene)’에 계시던 분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IT 기획가가 AI 시대의 돌파구로 예술을 선택하셨는데, 이는 용기입니까, 아니면 무모함입니까?

(김윤식 대표, 웃음) 스스로도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묻는 질문입니다. “이건 용기인가, 무모함인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 기획력에 대한 맹신이 낳은 ‘치밀한 무모함’이라고 해두죠. 저는 오랫동안 IT와 비즈니스 기획을 해왔습니다. 모든 것이 데이터와 AI로 대체되는 시대에, 역설적으로 절대 대체될 수 없는 단 하나가 바로 ‘인간의 고유한 감각과 창조성’이더군요.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람들은 정서적 위안과 오프라인에서의 강력한 감각적 진동을 갈망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가장 아날로그적인 예술을, 기획력으로 풀어내는 산업의 혁신을 꿈꾸며 이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Q2. 기획자의 시선으로 본 현재 국내 미술산업에 대한 인식, 그리고 시즈포가 직면한 새로운 도전은 무엇입니까?

미술 관람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정작 미술품 구매시장은 침체되어 있습니다. 대중은 예술을 원하는데, 시장은 여전히 폐쇄적이고 문턱이 높기 때문이죠. 저는 이것을 ‘연결의 부재’라고 보았습니다. 우리의 도전은 단순히 그림을 파는 것이 아닙니다. 갤러리라는 한정된 공간에 갇힌 예술을 대중의 일상과 소비의 동선 안으로 끌어내는 것입니다. 익숙한 관성을 깨고, 예술을 가장 매력적인 라이프스타일 소비재이자 감정적 치유의 도구로 재해석하는 것이 시즈포의 가장 큰 과제이자 도전입니다.

 

Q3. 그렇다면 ㈜시즈포가 그리는 비전과 사업 방향이 궁금합니다.

우리의 슬로건은 '예술, 삶이 되다(Art, Becoming Life)'입니다. 예술이 창조되고 감상되는 것을 넘어 모두가 경험하고 소유하며 공유하는 새로운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비전이죠. 아티스트와 갤러리, 그리고 기업과 대중이 모두 윈-윈(Win-win)하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공간의 확장’과 ‘경험의 다양성’을 핵심 가치로 삼고, 오프라인 전시와 온라인 커머스를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Q4. 그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미술계 옴니채널 플랫폼’을 지향하고 계십니다. 시즈포의 주요 사업 포트폴리오를 소개해 주신다면?

시즈포의 비즈니스는 네 개의 톱니바퀴로 맞물려 돌아갑니다. 첫째, 호텔 아트페어 ‘언노운바이브(UNKNOWN VIBES)’는 오프라인의 에너지를 만듭니다. 둘째, 이 감동을 온라인 구매로 연결하는 아트 마켓플레이스 ‘아튠((ARTUNE)’을 운영합니다. 셋째, 평이한 도록을 넘어 예술적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매거진 ‘언노운바이브 더 매거진(UNKNOWN VIBES The Magazine)’을 통해 브랜드 서사를 지속하죠. 넷째, 최근 론칭한 주문형 미술품 제작 서비스 ‘아튠 시그니처(ARTUNE SIGNATURE)’입니다. 컬렉터의 개인적인 사연과 요구를 아티스트의 예술 언어로 번역하여 세상에 단 하나뿐인 서사를 만들어주는 서비스입니다. 이 네 가지가 결합하여 시즈포만의 옴니채널을 완성합니다.

 

Q5. 업력이 짧음에도 불구하고 시행해 온 호텔 아트페어들이 선전을 거듭해 왔습니다. 이후 예정된 2026년 아트페어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도 큰 것으로 전해지는데, 단기간에 시장을 사로잡은 그 비결이 무엇입니까?

결핍을 채우기 위해 노력한 ‘기획력’과 ‘실행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 아트페어는 갤러리스트와 소수의 컬렉터들만 모이는 '그들만의 리그'처럼 무겁고 정적이었습니다. 저는 과감히 그곳에 '축제(GALA)'와 '진동(VIBE)'을 끌어들였습니다. 서울신라호텔, 서울드래곤시티호텔, 안다즈서울강남호텔, 웨스틴서울파르나스호텔 등 최상위 럭셔리 공간이 주는 품격에 배우 오현경, 박준형, 조은숙, 최윤영 씨 등 대중에게 친숙한 연예인 도슨트 프로그램을 더해 진입장벽을 낮췄죠.

또한, 하이엔드 클리닉 등에서 본 행사 2~3개월 전부터 진행되는 '프리뷰 전시'로 아트페어의 시공간을 확장했고, 고가 미술품에 대한 '최대 12개월 무이자 할부'라는 파격적인 구매편의를 제공합니다. 즉, 단순히 3일간 그림을 파는 행사가 아니라 예술과 커머스, 커뮤니티가 융합된 '그랜드 아트 컨번전스'를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2만 명의 발길을 이끌고 부스 조기완판을 이뤄낸 핵심 비결입니다."

 

Q6. 다른 주관사들은 1년에 한 번 열기도 벅찬 호텔 아트페어를 2026년에는 연간 3~4회나 기획하셨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예술은 1년에 한 번 열리는 연례 행사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숨 쉬어야 하는 ‘라이프스타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2025년에 세 차례의 아트페어 개최 경험을 쌓았습니다. 2026년 시즌은 3월 서울신라호텔(The BLOOM), 6월 서울드래곤시티호텔(INSPIRATION), 8월 웨스틴서울파르나스호텔 (The GALA), 12월 소피텔앰배서더서울호텔(The FAME, 협의 중) 등 사계절의 특성과 장소의 무드에 맞춰 기획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횟수를 늘린 것이 아닙니다. 관람객에게는 연중 끊임없는 다채로운 아트 경험을, 작가와 갤러리에게는 1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브랜딩과 세일즈의 무대를 제공하기 위함입니다.

Q7. 흥미롭습니다. 이제 온라인 아트 마켓플레이스(ARTUNE) 이야기를 해 보죠. 국내에서 온라인 미술품 거래가 크게 성공한 사례가 드뭅니다. 그 이유와 개선점은 무엇이라 보십니까?

기존 온라인 플랫폼들은 예술품을 마치 신발이나 옷처럼 기능적 공산품을 팔듯이 접근했습니다. 하지만 미술품 구매는 작가의 에너지, 작품의 마티에르(질감), 그리고 그 공간의 분위기에 압도되는 ‘감각적 경험’이 필수적입니다. 시즈포의 ‘아튠(ARTUNE)’은 다릅니다. 우리는 압도적인 오프라인 아트페어와 하이엔드 클리닉 등에서 진행되는 ‘공유 갤러리(프리뷰 전시)’를 통해 오프라인에서의 교감과 신뢰를 먼저 쌓습니다. 오프라인에서 경험한 감동을 온라인으로 안전하게 구매하도록 돕는 브릿지 역할인 셈이죠. ‘최대 12개월 무이자 할부’를 지원하여, 미술품 구매의 가장 장벽인 비용부담을 낮추게 됩니다.

 

Q8. 시즈포의 행보를 보면 K-ART의 글로벌화에도 큰 관심이 있어 보입니다. K-ART의 도약을 위해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한국 전통예술의 현대적 재해석’입니다. 맹목적인 서양 미술의 흉내가 아니라 우리의 서사가 글로벌 팝아트와 현대미술로 진화해야 합니다. 둘째, ‘글로벌 아트 시장의 국내 유입’입니다. 해외로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더 갈라> 아트페어처럼 전 세계 갤러리와 컬렉터들이 한국의 아트 시장으로 몰려들게 하는 '인바운드 플랫폼' 경쟁력을 키워야 합니다. 셋째, 이를 바탕으로 검증된 K-Art가 당당히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Q9. 아트페어에 계속하여 연예인을 도슨트로 내세우고 계십니다. 기존 미술계에서는 꽤 파격적인 시도로 볼 듯한데요?

예술이 소수 엘리트만의 고상한 전유물이어야 할 이유가 있습니까? 저는 대중의 언어로 예술을 번역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대중에게 친숙한 배우들이 자신의 삶과 감정을 담아 미술작품을 해설할 때, 관람객의 몰입도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이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훌륭한 마케팅일 뿐만 아니라, 미술관의 높은 문턱을 낮춰 누구나 예술을 유쾌하고 깊이 있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예술의 대중화’ 작업입니다.

 

Q10. 기업의 공간을 갤러리로 바꾸는 ‘바이브 갤러리 그룹(공유 갤러리)’ 프로젝트도 인상적입니다. 병원이나 호텔 입장에서는 어떤 이득이 있습니까?

최고의 럭셔리 마케팅입니다. 하이엔드 에스테틱이나 그 외 럭셔리 브랜드의 유휴 공간을 시즈포가 전적으로 운영을 대행하여 고품격 갤러리로 탈바꿈시킵니다. 기업은 별도의 큰 비용 없이 공간의 품격을 극대화하고 VIP 고객들에게 치유와 사유의 공간을 제공하죠. 동시에 우리 아트페어의 ‘프리뷰 전시장’ 역할을 하며 갤러리와 작가에게는 365일 판매 채널이 됩니다. 공간 제공, 전시, 판매가 완벽하게 맞물리는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Q11. 보수적인 미술시장 업계에서 IT 출신의 기획자가 이끄는 ㈜시즈포, 그리고 김윤식 대표를 보는 시선이 다채로울 것 같습니다. 이러한 시선에 대한 본인의 생각과 태도는 어떠한가요?

초기에는 분명 '불청객'이나 '이단아'로 보는 시선이 있었을 겁니다. '신성한 미술에 왜 파티와 팝업 스토어를 섞느냐', '왜 배우가 작품 해설을 하느냐'는 식의 낯선 시선 말이죠. 하지만 저는 그런 마찰과 긴장감을 오히려 환영합니다. 마찰열이 없으면 혁신이라는 불꽃은 피어오르지 않으니까요.

미술사를 보십시오. 마르셀 뒤샹이 변기를 전시장에 들여왔을 때나, 이번 우리 《더 블룸 2026》 아트페어에 특별전으로 초대된 조영남 작가가 하급문화로 치부되던 '화투'를 예술로 승화시켰을 때 처음엔 모두가 비난하고 비웃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것이 패러다임을 바꾼 '개념적 확장'이 되었죠. 저와 시즈포는 기존 미술계의 파이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럭셔리 브랜드, IT 기술, 대중문화를 결합해 파이 자체를 거대하게 키우고자 합니다. 서울신라호텔의 68개 갤러리 조기 참여 확정이라는 실적이 보여주듯, 이제 업계의 시선은 '경계'에서 '기대와 동참'으로 변해 가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Q12. 닻을 올린 지 얼마 안 되는 벤처기업으로서 기존의 견고한 시장을 이겨내고 생태계를 혁신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텐데요. 현재 시즈포에게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비전을 공유하고 함께 판을 키울 '용기 있는 파트너'입니다.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은 이미 2만 명의 관람객과 막대한 참관객 동원력으로 그 시장성을 뚜렷하게 증명했습니다. 이제 이 거대한 파동을 타고 시장 확장을 위해 함께 나아갈 강력한 기업 스폰서들과 투자자, 그리고 기존의 틀을 넘어설 준비가 된 갤러리들이 필요합니다.

현대의 기업들에게 예술후원은 더 이상 단순한 메세나(Mecenat) 활동이 아닙니다. VIP 타겟 마케팅이 가능하고, 브랜드의 품격을 단숨에 격상시키는 가장 매력적이고 효과적인 '비즈니스 소통의 무기'입니다. 시즈포가 잘 차려놓은 이 무대 위에서, 예술을 매개로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고 비즈니스의 진동을 최고조로 끌어올릴 혁신적인 파트너들의 합류가 지금 가장 목마릅니다.

 

Q13. 마지막 질문입니다. IT 기획자에서 미술 시장의 룰 체인저(Rule Changer)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윤식 대표님은 훗날 어떤 경영자로 기억되고 싶으십니까?

저는 단순한 그림 판매상이나 행사 기획자로 기억되고 싶지 않습니다. 캔버스 안에 머물던 예술을 대중의 삶 속으로 이끌어내고, 기업과 아티스트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 인프라의 설계자’로 남고 싶습니다. 시즈포(SEES4)라는 아트 플랫폼을 통해 누군가는 감동적인 인생의 서사를 그림으로 남기고, 누군가는 예술을 통해 위안을 얻는 것. 예술이 일상이 되고 삶이 되는 무브먼트의 중심에 제가, 그리고 시즈포가 있기를 바랍니다.

[인터뷰어의 시선]
숫자와 알고리즘으로 세상을 읽던 IT 기획자의 눈빛이 예술의 '진동'을 이야기할 때 가장 뜨겁게 빛났다. 무모함이라 불렸던 그의 선택은 이미 서울신라호텔에서의 2만 명 관람객이라는 압도적인 데이터로 증명되었다. 예술과 상업, 그리고 사람을 연결하는 그의 기획은, 어쩌면 21세기 K-Art 생태계가 가장 필요로 하는 진정한 의미의 '혁신'일지도 모른다.

 

Read more

“K-브랜드의 국경을 허무는 민간 외교관, 세계 직업능력의 표준을 세우다” : 세계직업능력교류협회 서영돈 이사장이 그리는 ‘글로벌 교육·수출 실크로드’

“K-브랜드의 국경을 허무는 민간 외교관, 세계 직업능력의 표준을 세우다” : 세계직업능력교류협회 서영돈 이사장이 그리는 ‘글로벌 교육·수출 실크로드’

기술이 국력이 되고, 숙련된 인적 자원이 국가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입니다. 여기 대한민국 중소기업의 우수한 기술력과 개인의 직업 능력을 세계 무대에 연결하며 새로운 ‘민간 외교의 지평’을 열어가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세계직업능력교류협회 서영돈 이사장입니다. 그는 외교부 산하 사단법인으로서의 공신력을 바탕으로 베트남,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잇는 거대한 교육·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고

AI 영상 콘텐츠의 새 지평, 상상을 완벽히 구현하는 알제이크립토(주) 대표 서범석

AI 영상 콘텐츠의 새 지평, 상상을 완벽히 구현하는 알제이크립토(주) 대표 서범석

17년의 대기업 내공과 MBA 마케팅 전략, 그리고 자체 개발한 AI 영상 엔진까지. 왓다몬웍스는 이제껏 보지 못한 속도와 퀄리티로 영상 콘텐츠 시장의 문법을 새로 쓰고 있습니다. ‘2025 경기도 융복합 관광 콘텐츠 개발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독보적인 기술 퍼포먼스를 입증한 이들이 제안하는 AI 스토리텔링의 미래를 만났습니다. Q1. 최근 ‘2025 경기도 융복합

기술에 감성을 입히다: 오경운 전문위원, AI 음악 혁명과 '연세 정신'으로 그리는 뉴 패러다임

기술에 감성을 입히다: 오경운 전문위원, AI 음악 혁명과 '연세 정신'으로 그리는 뉴 패러다임

기술의 냉철함과 예술의 뜨거움이 만나는 지점, 그 최전선에 오 경운 전문위원이 서 있다. 최근 AI를 활용한 작사·작곡 사업을 본격화하며 음악 산업의 문법을 새롭게 쓰고 있는 그는, 비즈니스 뿐만 아니라 연세대학교 총동문회 부회장으로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가치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CEO TODAY>는 시대의 흐름을 앞서

© AI투데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