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AI시대 변화, 불안 아닌 새로운 방식의 기회로 삼아야"
김경백 전남대학교 인공지능융합학과 교수 / SW중심대학사업단장
◆교수님께서는 오랫동안 분산 네트워크와 시스템 분야를 연구해 오셨습니다. 최근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데이터 트래픽 처리와 분산 시스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데, 'AI 시대의 네트워크 인프라'가 나아가야 할 가장 중요한 기술적 지향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I 시대의 네트워크 인프라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인프라(파운데이션 모델 학습·추론)와 도메인/개인 맞춤형 에지 인프라가 공존하는 구조로 가고 있다고 봅니다. 이때 핵심은 두 영역을 단순히 연결하는 수준을 넘어, 지능적 처리를 수행하면서도 연결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고도화된 연결성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즉, 초고속·초저지연의 중요성은 여전하지만, AI 워크로드의 급격한 트래픽 변동과 분산 실행을 고려해 네트워크가 더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동작해야 합니다.
특히 최근 피지컬 AI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멀티모달 입력(비전·음성·센서 등)을 처리하는 지능형 에이전트가 고도화되면서 이러한 연결성과 상호운용성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물리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시스템에서는 지연과 안정성이 곧 안전과 품질로 직결되고, 다양한 디바이스/플랫폼/모델이 함께 협력해야 하기 때문에, 네트워크만 최적화해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네트워크 트래픽 관점에서의 오케스트레이션을 넘어서, 지능형 모델 자체를 포함한 오케스트레이션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어디에서 어떤 모델을 실행할지(클라우드/에지), 어떤 데이터를 어디까지 전처리·압축·필터링할지, 그리고 서비스 품질(SLA)을 어떻게 보장할지를 네트워크와 컴퓨팅을 함께 묶어서 최적화해야 합니다. 이는 결국 ML/AIOps 관점에서 네트워크 인프라와 컴퓨팅 인프라를 통합적으로 관측·제어·자동화하는 방향이며, 이런 통합 오케스트레이션이 AI 시대 네트워크 인프라가 지향해야 할 가장 중요한 기술적 축 중 하나라고 봅니다.
◆연구실(DNSLab)에서 AI를 활용한 네트워크 보안(DDoS 탐지 등) 연구도 진행 중이신 것으로 압니다. AI가 고도화될수록 사이버 공격 또한 지능화되는 '창과 방패'의 싸움이 예상되는데, 이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보안 전략은 무엇일까요?
저희 DNSLab에서는 DDoS 탐지, 클라우드 보안 취약점 탐지 룰 생성, 블록체인 합의 알고리즘, DID 기반 인증 체계 설계, AI 활용 바이너리 취약점 분석 등 네트워크·시스템 관점의 보안 연구를 폭넓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을 보면, 앞으로 보안은 AI에 의해 공격이 지능화되는 동시에, AI를 활용한 방어 기술도 빠르게 고도화되는 전형적인 창과 방패 경쟁이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이때 핵심 보안 전략을 한 가지로 정리하면, 기본에 충실한 보안 활동을 중심에 두되, AI 기반 보안성 강화 기술을 지속적으로 습득·적용할 수 있는 역량을 함께 갖추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기존 세대의 보안 기술이나 룰 기반 대응이 어느 순간 급격히 무력화될 수 있기 때문에, 특정 기술에만 의존한 보안 정책보다는 조직이 꾸준히 수행하는 보안 활동(가이드라인 준수, 점검, 모니터링, 대응, 복구) 자체가 견고해야 합니다.
동시에, 기본만 잘 지키면 된다로 끝나서는 현실적인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AI를 활용한 공격이 늘어나는 만큼, 방어 측에서도 AI 기반 탐지·분석·대응 자동화 기술, AIOps/보안 운영 자동화, 위협 인텔리전스 고도화, 취약점 탐지와 분류 보조 같은 새로운 도구와 방법론을 계속 학습하고, 이를 실제 보안 프로세스에 녹여내는 노력이 근본적으로 필요합니다. 즉, AI는 보안을 대체하는 마법의 기술이 아니라, 보안 운영의 속도·범위·정확도를 확장하는 증폭기로 활용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SW중심대학사업단장으로서 '학생, 기업, 지역을 잇는 이음 플랫폼'을 강조하셨습니다. 지방 거점 국립대로서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AI/SW 인재들이 지역에 정주하게 만들 구체적인 유인책이나 산학협력 모델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전남대SW중심대학사업단이 말하는 ‘이음 플랫폼’은 단순히 채용 정보를 모아두는 창구라기보다, 학생–기업–지역이 지속적으로 만나고 함께 성과를 만드는 구조를 제도화하자는 취지입니다. 지역 정주를 위해서는 한 번의 행사보다, 학생이 지역 기업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고 신뢰를 쌓는 접점을 촘촘히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우선 전남대 SW중심대학에서는 지역의 중견·혁신·강소기업과 학생들 간의 스킨십을 늘리는 지원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교과과정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산업체가 실제로 겪는 애로기술이나 새로운 도전 과제를 학생들이 함께 해결해보는 산학협력 프로젝트 및 캡스톤디자인 과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는 산업계 멘토가 학생들을 직접 지도할 수 있도록 연결해, 학생들이 현장에서 요구하는 개발 역량과 협업 방식을 체감하도록 지원합니다.
또한 프로젝트 경험이 실제 정주로 이어지려면 현장을 충분히 경험해야 하므로, 학생들이 지역 기업의 업무와 문화, 성장 가능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장·단기 현장실습 및 인턴십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학생 입장에서는 지역 기업이 낯선 선택지가 아니라 현실적인 커리어 경로로 인식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러한 산학협력 활동들을 산발적으로 끝내지 않고 한데 모아 축적하기 위해, SW중심대학 홈페이지 내에서 산학협력 인턴십 및 한이음플랫폼을 운영하면서 그간의 협력 활동을 정리하고, 참여 기업과 학생 간 상호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교류의 장을 꾸준히 만들고있습니다. 올해부터는 여기에 더해, 광주·전남 지역의 개발자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커뮤니티 지원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결국 지역 정주를 만드는 유인책은 혜택만이 아니라, 학생이 지역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것입니다. 그 확신을 만들기 위해 교육과정–프로젝트–멘토링–현장실습–커뮤니티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모델이 ‘이음 플랫폼’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남대 SW 중심대학사업단에서 운영하는 2025년 2학기 미국 SW인턴십 과정에 선발된 학생의 과제 발표 장면 (기업: UPSTAGE AI)
◆현재 AI 교육은 전공자뿐만 아니라 인문/예술 등 비전공자에게도 필수적인 소양이 되었습니다. 전남대만의 비전공자를 위한 AI 융합 교육 커리큘럼의 차별점이나, 중요한 융합 프로젝트 사례를 소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전남대에서는 SW/AI교육을 전공자 중심으로 한정하지 않고, 인문·예술·사회·교육 등 비전공자가 자신의 전공 문제를 SW/AI로 해결할 수 있도록 단계별·다층적인 융합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남대만의 차별점은 융합을 한 가지 형태로 강제하기보다, 학생의 준비 수준과 목표에 따라 심화 정도가 다른 3가지 유형의 제도(학과–전공–트랙)로 설계할 수 있게 만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SW-융합학과(2개)는 2020년에 교육부로부터 허가받은 첨단학과로, 모집단위가 있는 정규 학과 체계입니다. 학생들이 맞춤형 SW 기초교육을 먼저 수강한 뒤, 미래산업형 SW·AI 융합교육을 통해 각 분야의 현장 문제를 해결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현재는 빅데이터융합학과, 지능형모빌리티융합학과에서 SW·AI 기반의 문제 해결 역량을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둘째, SW-융합전공(4개)은 기존의 전통적인 학과 분류에 속하지 않지만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주제를 중심으로 여러 전공의 교수진이 모여 운영하는 형태입니다. 특징은 SW 기초 교과목을 수강한 뒤 전공영역으로 진입하도록 설계되어 있고, 별도의 정원이 없는 전남대만의 혁신적 제도라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로봇공학융합전공, IoT인공지능융합전공, 빅데이터금융공학융합전공, 지능실감미디어융합전공 등이 있습니다. 비전공자가 진입 장벽을 낮춘 상태에서 자신에게 맞는 융합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큽니다.
셋째, SW-융합트랙(6개)은 비SW 학과가 주관이 되되 SW 학과와 연계해 운영하는 모델로, 비전공 학생들이 SW 지식과 기술을 자기 전공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체계적으로 기르는 제도입니다. 예를 들면 전자공학과(AI스마트전장SW트랙), 융합바이오시스템기계공학과(생물산업기계공학SW트랙), 문헌정보학과(문헌정보SW트랙), 교육학과(교육SW트랙), 문화콘텐츠학부(멀티미디어SW융합트랙, E-biz 소프트웨어트랙) 등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전남대는 학과/전공/트랙의 3가지 유형을 통해 각 단과대와 학과가 심화 수준에 맞춰 다양한 AI·SW 융합 과정을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고, 그 결과 이런 융합 활동을 기반으로 학내외 SW/AI 경진대회에서 우수한 실적을 내는 사례도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분야별로 대학원 진학도 증가하는 등 교육 성과가 지속적으로 축적되고 있다는 점을 의미 있게 보고 있습니다.
전남대 SW중심대학사업단은 호남권 4개 SW중심대학(전북대·조선대·순천대·군산대)과 공동으로 SW프로그래밍 경진대회를 개최해 오고 있다 (2025. 9. 27 ~ 11. 21)
◆기업 현장에서는 "학교에서 배운 것과 실무의 격차가 크다"는 말이 여전히 나옵니다. 교수님께서 생각하시기에 현재 대학 AI 교육이 가장 시급하게 보완해야 할 'Missing Link(단절된 고리)'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Missing Link는 대학이 책임져야 할 기본기와 현장이 요구하는 실전 경험 사이가 끊겨 있는 지점입니다.
대학은 우선 커리큘럼 안에서 SW/AI 실무의 전체 흐름을 관통하는 전문적 기본기를 명확히 정리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SW 개발에서는 요구사항을 정리한 뒤 설계–구현–테스트를 거쳐 Git 기반 협업과 코드리뷰, 이슈 트래킹, CI/CD로 자동 빌드·배포까지 연결하고, 배포 이후에는 로그·모니터링을 통해 장애를 진단·대응하는 흐름을 최소 단위로라도 경험하게 하는 것입니다. AI 분야에서도 데이터 수집·정제와 품질관리에서 출발해 모델 학습·평가를 수행하고, 이를 서비스/API 형태로 배포한 뒤 성능 저하와 데이터 드리프트를 모니터링하며 재학습·개선으로 이어지는 전 과정을 프로젝트로 완주해보게 하면, 만드는 것과 운영하는 것 사이의 실무 격차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그 위에 지금 가장 시급한 보완은 이 기본기를 실제로 사용해보는 실전형 실습 교육을 추가 설계하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단순 구현 과제가 아니라, 팀 기반으로 협업 개발(Git 기반), 코드리뷰, 테스트 자동화, CI/CD, 배포와 운영(로그/모니터링), 그리고 AI가 들어가는 경우엔 데이터·모델 운영(MLOps/LLMOps)까지 작게라도 경험해보는 프로젝트형 실습이 붙어야 현장 격차가 줄어듭니다.
다만 이런 실전형 실습은 대학의 의지만으로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클라우드·GPU 등 인프라 비용, 현업형 강사진/멘토 확보, 프로젝트 운영비와 산학 연계,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지속적 예산·제도 지원이 함께 필요합니다. 대학은 SW/AI의 전문적 기본기를 커리큘럼에서 책임지고 정리하되, 현장 수준의 실습을 붙일 수 있도록 다층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단절된 고리를 실질적으로 메울 수 있습니다.
전남대 SW중심대학 주도의 ’호남권 SW중심대학’-‘네바다주립대학(UNLV: University of Nevada, Las Vegas)’ 간 공동 학생교류 해외연수 프로그램 운영 (2025. 6. 30 ~ 8. 4)
◆정보화본부장으로서 대학 행정과 캠퍼스 환경의 디지털 전환(DX)을 이끌고 계십니다. 단순히 시스템을 전산화하는 것을 넘어, AI 기술이 대학 행정 서비스나 학생들의 캠퍼스 라이프를 어떻게 실질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보십니까?
AI 기반 DX의 목표는 단순 자동화가 아니라 정확성·책임성을 지키면서 행정 서비스를 더 민첩하게 만들고, 학생에게는 학습과 생활 전반에서 실질적인 편의와 기회를 제공하되 윤리와 신뢰를 함께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행정 영역에서는 AI 도입 시 구성원들이 가장 먼저 체감하는 변화가 업무 효율입니다. 반복적인 민원 응대, 증명·신청 안내, 규정·지침 검색, 내부 문서 분류 같은 업무는 AI가 1차 처리를 맡고, 직원은 예외 처리와 고난도 판단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다만 대학 행정은 효율성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업무가 많고, 장학·학사·인사·회계처럼 정확성과 근거, 감사 가능성이 중요한 영역이 많습니다. 그래서 AI를 결정하는 도구라기보다 검토를 돕는 보조자로 두고, 사람이 최종 책임을 지는 휴먼 인 더 루프, 근거가 남는 로그/추적성, 데이터 품질과 권한 관리 같은 거버넌스를 전제로 균형 있게 적용해야 한다고 봅니다.
학생들의 캠퍼스 라이프 측면에서는, AI가 이미 학습 도구로 빠르게 보편화되고 있기 때문에 거점국립대인 전남대는 이를 금지하거나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고 공정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개인별 학습 상담, 교과목 선택과 진로 탐색, 비교과 추천, 행정 절차 안내 같은 부분에서 AI가 학생의 시간을 절약해 주고 학습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동시에 AI 활용이 확대될수록 표절, 편향, 개인정보 등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AI를 바르게 사용하는 윤리적 가치관과 활용 가이드라인을 함께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전남대학교 교육혁신본부에서는 AI활용 가이드라인을 제정하였습니다.
전남대학교에 합격한 '입학 전 신입생'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Campus Life X AI 신입생을 위한 무한 솔류션 교육' 운영 (2026. 2. 2 ~ 2. 5)
전남대학교에 합격한 '입학 전 신입생'을 대상으로 'Physical AI 교육' 운영(2026. 2. 2 ~ 2. 5)
◆연구자이자 교육자, 그리고 대학행정(본부장/단장) 등 1인 3역을 소화하고 계십니다. 급변하는 기술 트렌드 속에서 균형을 잃지 않고 3가지를 이끌어가는 '원칙'이나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특별한 노하우가 있다기보다는, 연구·교육·행정이라는 세 역할이 모두 결국 SW/AI라는 하나의 축 위에 놓여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다른 일을 억지로 병행한다기보다, 같은 방향의 목표를 공유하고 있어 연구에서 얻은 문제의식이 교육으로 이어지고, 교육 현장의 요구가 다시 행정과 제도 개선으로 연결되는 선순환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저는 세 가지를 따로 끌고 간다기보다 하나의 흐름으로 정렬한다는 관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는, 제가 모든 것을 직접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구성원들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돕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믿는 점입니다. 함께 연구하는 연구자들, 공부를 성실히 따라와 주는 학생들, 그리고 본부와 사업단에서 행정을 담당하시는 모든 분들이 각자의 전문성과 책임을 가지고 움직이십니다. 저는 그분들이 불필요한 장애물 때문에 속도를 잃지 않도록, 현장의 의견을 존중하고 조율하며 방향을 명확히 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제가 말하는 지원은 단순한 격려가 아니라,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충분한 지원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산과 자원 배분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하고, 절차를 간소화하며, 협업이 잘 되도록 기준과 역할을 명확히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술 트렌드는 빠르게 변하지만, 결국 지속가능한 성과는 사람과 시스템에서 나오기 때문에, 저는 원칙을 방향의 일치, 현장 중심, 제도와 지원에 두고 균형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 학생들이나 일반인들은 두려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공학자로서, 우리가 AI를 대할 때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태도나 기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I의 발전 속도는 학생이나 일반인뿐 아니라 공학자들에게도 놀라운 수준입니다. 연구자들은 이미 AI를 일상적으로 활용하고 있고, 심지어 AI를 직접 개발하는 사람들조차 이렇게까지 빠를 줄은 몰랐다는 반응입니다. 그만큼 지금의 변화는 특정 분야의 유행이 아니라, 기술 패러다임 자체가 이동하는 국면에 가깝다고 봅니다.
이런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도구의 진화로 봅니다. 청동기에서 철기 시대로 넘어가듯, 더 강력한 도구가 등장하면 사회와 산업은 결국 그 도구를 중심으로 재편됩니다. 그래서 AI를 대할 때 가장 중요한 태도는 막연한 거부가 아니라, 이해하고 익히고 활용하려는 적극성입니다. 받아들이는 속도가 곧 개인과 조직의 경쟁력이 되고, 뒤처지면 결과적으로 문명과 산업의 변화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현실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다만 빨리 받아들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라고 봅니다. 급격한 변화는 불안, 일자리 전환, 정보 격차, 편향과 책임 문제 같은 사회적 비용을 동반할 수 있기 때문에, 공학자로서 우리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기준은 낙관도 비관도 아닌 균형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AI를 적극적으로 배우고 활용하되, 그 결과가 사람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점검하고 필요하면 안전장치와 제도, 윤리 원칙을 세워가며 기술이 인간의 삶을 실제로 개선하는 방향으로 쓰이도록 만드는 태도가 핵심이라고 봅니다.
◆10년 뒤, 교수님께서는 어떤 교육자, 혹은 어떤 연구자로 기억되고 싶으십니까? 교수님의 'Next Step'이나 개인적으로 꼭 이루고 싶은 연구 목표가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AI의 보편적 가치를 사회 곳곳에 확산시키는 데 기여한 교육자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AI는 일부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나 자신의 문제를 더 나은 방식으로 해결하도록 돕는 공공재적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단순히 모델을 다루는 수준을 넘어, AI를 통해 현장의 문제를 정의하고 책임 있게 적용하며 실제 성과로 연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돕는 것이 제 교육자로서의 목표입니다.
또한 분산 인공지능 역량을 갖춘 후학을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것입니다. 산업 현장에서는 의료, 제조, 모빌리티, 공공행정 등 도메인마다 요구하는 데이터 특성과 규제, 운영 환경이 모두 다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범용 모델 하나가 아니라, 각 도메인의 제약을 이해하고 필요한 성능·설명가능성·보안·운영 가능성까지 포함해 실제로 쓸 수 있는 AI 모델과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는 인재입니다. 저는 학생들이 데이터 파이프라인부터 협업 개발, 배포와 모니터링까지 전 과정을 경험하며, 다양한 산업 도메인에 필요한 모델을 제공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교육과 연구 환경을 더 촘촘히 만들고 싶습니다.
연구자로서의 목표는 한결같이 지능형 분산 인프라를 꾸준히 발전시키는 데 있습니다. AI가 사회의 핵심 인프라로 들어갈수록, 모델 자체의 성능뿐 아니라 이를 지탱하는 분산 시스템의 신뢰성, 확장성, 비용 효율, 보안이 결정적인 경쟁력이 됩니다. 저는 분산 환경에서의 학습·추론, 데이터 거버넌스, 안전하고 신뢰 가능한 운영 메커니즘 같은 문제들을 지속적으로 파고들며, 연구 성과가 학문적 기여를 넘어서 실제 산업과 공공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연결해 나가고 싶습니다. 결국 10년 뒤에는 사람을 키우고, 현장에서 작동하는 기술을 남긴 연구자로 기억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AI투데이 구독자분들과, AI 시대를 살아가며 진로와 미래를 고민하고 있는 모든 분들께, 이 거대한 변화의 파도 속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 꼭 전하고 싶은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변화의 흐름은 이미 시작됐고, 앞으로 더 빨라질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제가 드리고 싶은 첫 번째 조언은, 거창하게 준비를 끝낸 뒤에 시작하려고 하기보다 조금이라도 빨리 AI 활용의 배에 올라타 보시라는 것입니다. AI는 멀리서 바라보면 두렵지만, 막상 손에 쥐고 써보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감이 생깁니다.
두 번째는 시도와 경험이 가장 큰 차이를 만든다는 점입니다. 읽고 듣는 것만으로는 변화가 잘 체감되지 않습니다. 작은 과제라도 직접 AI로 해보고, 내 일과 공부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비교해 보셔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AI가 잘하는 것/못하는 것, 사람이 책임져야 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정리됩니다.
마지막으로, 이 변화를 불안으로만 보지 말고 새로운 방식을 찾는 기회로 삼으셨으면 합니다. 남들보다 완벽하게 하려 하기보다, 오늘 하나를 시도하고 내일 하나를 개선해 나가면 됩니다. 작은 실험을 반복하면서 자신만의 방법을 만들고, 변화를 견디는 것이 아니라 즐기는 것으로 바꾸는 순간 길을 잃지 않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경백 교수 약력
- 학력
- KAIST(한국과학기술원): 전기 및 전자공학 학사·석사·박사 취득
- UC Irvine(미국): 정보시스템 그룹(ISG) 박사 후 연구원
- 현직 및 주요 보직
- 전남대학교: 인공지능융합학과 교수
- 대학 보직: 정보화본부장, SW중심대학사업단장
- 정부/대외 활동: (전)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미래위원 등
- 분야
- 연구 분야: 분산 네트워크 및 시스템(DNSLab 운영), AI 기반 인프라 최적화
- 주요 성과: AI·소프트웨어 인재 양성 체계 구축 및 국가 디지털 정책 수립 기여
출처 : 블록체인투데이(https://www.blockchain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