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 현신균 대표의 승부수 "로봇은 수단일 뿐, 핵심은 데이터 기반 운영 플랫폼"
LG CNS가 하드웨어 제조 중심의 로봇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로봇 서비스 플랫폼' 기업으로의 파격적인 변신을 선언했다. 현신균 LG CNS 대표이사 사장은 7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개최된 'RX(로봇 전환)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로봇 제작이 아닌 현장 최적화와 운영 역량에 집중하겠다는 청사진을 공식화했다.
현 사장은 발표를 통해 "LG CNS는 로봇 하드웨어를 직접 만들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대신 국내외 제조와 물류 현장에 가장 적합한 로봇을 선별해 도입하고, 해당 현장의 실무 매뉴얼과 데이터를 로봇에 학습시키는 지능형 운영 체계를 구축하는 데 전사적인 역량을 쏟겠다고 밝혔다. 이는 하드웨어 경쟁이 가속화되는 로봇 시장에서 '운영 소프트웨어'와 '지능형 제어'라는 틈새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G CNS가 내세운 핵심 경쟁력은 지난 40년간 축적해 온 생산 IT 시스템 기술력이다. 현 사장은 ERP(전사적자원관리), MES(제조실행시스템), WMS(창고관리시스템) 등 기업의 핵심 레거시 시스템과 로봇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인터페이스 역량에서 LG CNS가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현장을 깊이 이해해야만 로봇에 정확한 업무 명령을 내리고 효율적인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이날 공개된 로봇 학습 및 운영 플랫폼 '피지컬웍스(Physical Works)'는 이러한 전략의 결정체다. 피지컬 웍스는 로봇 데이터 생성 및 학습을 전담하는 '피지컬 웍스 포지'와 서로 다른 기종의 로봇들을 한눈에 통합 관제하는 '피지컬 웍스 바통'으로 구성됐다. 특히 글로벌 협업 구조를 강조하며 엔비디아의 '아이작(Isaac)' 플랫폼과도 경쟁이 아닌 상호 보완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러 플랫폼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가져와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을 학습시키고 실제 현장에 배포하는 '엔드 투 엔드' 구조를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업 가시화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제시됐다. 현재 제조 및 물류 현장에서 20여 건 이상의 개념검증(PoC)이 진행 중이며, 향후 2년 내 본격적인 사업화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AI와 로봇의 결합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2025년 RFM 전문기업 스킬드AI에 이어 올해 미국 로봇 하드웨어 기업 덱스메이트에 투자를 완료했으며, 한 달 이내에 추가적인 투자처를 공개할 예정이다. 제조업 및 피지컬 AI 역량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열어두며 시장 장악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결국 LG CNS의 RX 전략은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로봇이 인간의 업무를 완벽히 보조하고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지능형 현장'을 만드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로봇이라는 하드웨어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운영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LG CNS가 어떤 혁신을 보여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