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변명도 안 한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 스타벅스 리스크 정면돌파 선택한 이유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최근 불거진 스타벅스코리아의 부적절한 마케팅 논란에 대해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자회사에서 발생한 위기 상황을 회피하지 않고 그룹의 최고 경영자가 직접 공식 석상에 나서서 고개를 숙인 것은 매우 이례적인 행보이다. 재계에서는 정 회장이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엄중히 인식하고 브랜드 이미지 실추를 막기 위해 강력한 책임경영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정 회장은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스타벅스코리아의 부적절한 텀블러 마케팅 프로모션 과정에서 불거진 역사 왜곡 및 특정 사건 조롱 논란과 관련해 전격적인 대국민 사과를 감행했다. 이번 마케팅 사태는 단순한 문구 오류를 넘어 우리 사회의 역사적 아픔을 건드렸다는 점에서 거센 비판과 불매 운동 움직임으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날 정 회장은 사과문을 통해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과 박종철 열사 유가족, 광주 시민, 그리고 국민을 향해 신세계그룹 회장으로서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밝혔다. 특히 정 회장은 책임을 아래로 돌리지 않고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음을 거듭 강조하며 기업가로서 가질 수 있는 가장 낮은 자세로 대중 앞에 섰다.
정 회장은 이번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은 경영진과 자신에게 있으며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이는 과거 기업들이 리스크 발생 시 실무진 처벌이나 침묵으로 일관하던 전형적인 방식에서 벗어난 적극적인 위기 관리 행동이다. 리더가 책임을 통감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여론의 공분을 가라앉히고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정 회장이 현장에서 근무하는 일반 직원들을 철저히 보호하려는 태도를 보였다는 점이다. 정 회장은 전국 매장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수많은 스타벅스 코리아 파트너들과 현장 직원들을 향해 조금 더 따뜻한 시선을 보내 달라고 간곡히 당부했다. 아침부터 밤까지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성실한 직장인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는 것을 막겠다는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책임감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사건을 계기 삼아 내부 검수 시스템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근본부터 다시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사적 가치에 대한 기준을 대폭 강화하여 향후 이와 유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직을 대대적으로 쇄신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오늘의 사과를 끝이 아닌 시작으로 삼겠다며 실질적인 변화를 약속했다.
재계 관계자들은 정 회장의 이번 직접 사과가 신세계그룹 전반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체계를 재정비하는 모멘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최고 결정권자의 진정성 있는 대응이 향후 스타벅스코리아의 소비자 민심 돌리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