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전 국무총리에게 듣는 디지털 금융과 동반성장의 미래: AI 시대의 따뜻한 혁신을 논하다

Share
정운찬 전 국무총리에게 듣는 디지털 금융과 동반성장의 미래:  AI 시대의 따뜻한 혁신을 논하다
급변하는 2026년의 경제 지형 속에서 인공지능은 이제 산업의 보조적 수단을 넘어 국가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엔진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대전환기, 대한민국 경제의 나침반 역할을 해온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만나 디지털 금융의 혁신과 에이젠틱 AI가 가져올 미래를 조망했습니다. 그는 기술이 지닌 차가운 효율성에 따뜻한 동반성장의 가치를 접목할 때, 대한민국이 진정한 글로벌 선도 국가로 도약할 수 있다고 역설합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공정한 성장을 위한 정책적 제언 등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지속 가능한 미래 전략을 정운찬 총리의 깊이 있는 통찰을 통해 들어봅니다.

Q1. 총리님, 최근 디지털 금융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번 Data AI 출판기념회와 포럼에서 강조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정 총리: 디지털 금융은 단순히 기술의 진보를 넘어 우리 경제의 근간을 뒤흔드는 거대한 흐름입니다. 이 격랑 속에서 단순히 성장의 속도만을 쫓는 것이 아니라, 그 혜택이 우리 사회 전반으로 어떻게 고르게 퍼져나갈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는 기존의 저성장과 양극화 문제를 초양극화와 초독점의 형태로 격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번 포럼을 통해 강조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는 동반성장 패러다임의 혁신입니다. 과거에 수직적 산업 생태계 내의 불공정 거래 관행 교정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제는 데이터와 알고리즘의 수평적 공유 차원으로 확장되어야 합니다.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도구를 활용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동과 자본이 함께 Win-Win할 수 있는 따뜻한 혁신의 구조를 설계하여 기술 중심의 건강한 생태계로 진입하자는 것입니다.

Q2. 인공지능이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높이고 있는데, 동반성장 측면에서 우려되는 점은 없으십니까?

정 총리: 기술 발전은 필연적으로 디지털 격차라는 짙은 명암을 동반합니다. 인공지능의 성능은 데이터의 양과 질에 의해 결정되는데, 글로벌 거대 플랫폼 기업들이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독점하여 초독점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AI가 대기업의 생산성만 극단적으로 높이고 중소기업을 기술적 소외 계층으로 만든다면, 양극화는 걷잡을 수 없이 심화될 것입니다.

중소기업은 고가의 AI 인프라를 독자적으로 구축할 여력이 부족합니다. 아무리 공정한 납품가를 보장하더라도 대규모 모델에 접근할 수 없다면 혁신 역량 자체가 소멸하여 생태계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대기업이 확보한 AI 자원과 데이터를 중소기업이 공유하고 함께 학습할 수 있는 디지털 동반성장 인프라를 국가적으로 구축해야 합니다. 기술이 서민과 중소기업의 일상으로 흐를 수 있게 만드는 것이 AI 시대 동반성장의 핵심입니다.

Q3. 2026년 현재, 우리 경제의 가장 시급한 시대적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정 총리: 현재 대한민국은 정치, 경제, 사회 전 영역에서 국가의 근간이 흔들리는 복합위기(Polycrisis)의 한복판에 서 있습니다. 단순히 저성장 문제를 넘어, 기술과 산업 간의 단절이 너무나 깊은 초양극화라는 심각한 위기입니다.

2026년은 대한민국이 초양극화 위기를 넘어 AI 기반의 동반성장 모델로 도약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입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대기업의 초과 이익을 현금이 아닌 핵심 기술 자산에 대한 접근성으로 나누는 '인공지능 생태계 공유제'를 정착시키는 것입니다. 대기업의 혁신적 성과가 협력사에게 정당하게 배분되는 제도를 법적, 문화적으로 정착시켜야 합니다. 알고리즘이 중소기업을 차별하지 못하도록 디지털 공정 질서를 확립하고, 직무 가치 중심의 임금 체계로 노동 시장의 이중 구조를 개선하는 경제 민주화는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입니다.

Q4.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 민간 발행 디지털 화폐가 향후에 자본주의 시장 경제의 신뢰 체계에 미칠 리스크는 무엇이며, 기술 혁신을 수용하기 위한 바람직한 규제 설계 방향은 무엇입니까?

정 총리: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 디지털 화폐로의 대전환은 결제를 넘어 국경을 초월한 가치 이전을 실현하는 거대한 혁신입니다. 특히 인공지능이 스스로 결제까지 수행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 시대에 필수적인 지급 수단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자본주의 시장 경제는 궁극적으로 '신뢰(Trust)' 위에서만 작동합니다. 규제 없는 민간 화폐의 난립은 언제든 '코인런'을 촉발해 금융 시스템 전체에 치명적인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술적 혁신과 규제 사이의 정교한 균형이 필요합니다. 규제는 시장의 자율성을 억압하는 통제 도구가 아니라, 혁신이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돕는 '울타리'이자 시장 참여자들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신뢰 인프라'로 기능해야 합니다. 금융 안정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혁신을 유도하려면, 우선 안전망이 갖춰진 은행을 중심으로 예금 토큰 등의 체계를 안착시킨 뒤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원칙에 따라 비은행 사업자에게도 단계적으로 문을 열어주는 신중한 접근이 필수적입니다.

Q5. 많은 분이 동반성장이 경영 효율성을 저해한다고 걱정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 총리: 동반성장이 경영 효율성을 저해한다는 시각은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지극히 근시안적인 접근입니다. 동반성장은 시혜나 자선이 아닙니다. 거래 비용 이론(Transaction Cost Theory) 관점에서 볼 때, 대기업이 단기적 이익을 위해 협력사를 압박하면 역선택이 발생하여 감시와 관리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야 합니다. 반면 동반성장을 통해 신뢰가 쌓이면 복잡한 계약이나 법적 분쟁에 드는 거래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오늘날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은 개별 기업의 경쟁에서 기업이 속한 산업 생태계 간의 경쟁(Ecosystem vs. Ecosystem)으로 완전히 전환되었습니다. 협력사의 기술력을 높이고 성과를 공유하는 것은 기업의 기초 체력을 강화하는 가장 수익률 높은 투자입니다. 장기적으로는 공급망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전략입니다. 함께 가야 멀리 갈 수 있고, 공정해야 오래 생존할 수 있습니다.

Q6. 최근 총리님께서 총리 국회 추천제 도입의 필요성을 언급하셨습니다. 경제 정책과도 관련이 있습니까?

정 총리: 경제와 정치는 분리할 수 없는 동전의 양면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경제 전략이 있더라도 이를 추진할 정치적 리더십이 부재하다면 사상누각에 불과합니다. 현재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극단적 정치 갈등은 권력을 쥔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현행 제왕적 대통령제에 원인이 있습니다.

정치가 갈등을 치유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정책의 일관성은 무너집니다. 권력이 집중되는 구조 속에서는 경제민주화와 동반성장을 향한 일관된 정책 추진이 불가능합니다. 헌법 개정 이전이라도 실질적인 총리 국회 추천제를 즉각 수용해야 합니다. 국무총리가 실질적인 국정 운영의 권한을 행사하고 대통령의 독단을 견제하는 책임 있는 협치(Co-governance) 시대를 열 때, 비로소 사회적 대타협이 가능해지며 경제 정책이 시장에서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Q7. 에이젠틱 AI(Agentic AI)가 금융 산업에 도입되면 어떤 기회가 열릴까요?

정 총리: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에이젠틱 시대에는 금융 서비스의 패러다임 자체가 변합니다. 인공지능이 화이트칼라 직무까지 대규모로 대체하는 전환기 속에서, 지능형 기술은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는 슈퍼 휴먼(Super Human)이 되어 소비자에게 더 낮은 비용으로 고도화된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 거대한 혜택이 소수 부유층이나 대형 금융기관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에이젠틱 AI가 소상공인, 영세 중소기업, 그리고 금융 소외계층의 자산 운용에도 공평하게 활용되는 포용적 도구로 쓰일 수 있도록 정책적 문턱을 낮추어야 합니다.

Q8. 디지털 금융 시대에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요?

정 총리: 기술의 속도가 윤리의 속도를 앞지르는 현상을 철저히 경계해야 합니다. 금융 서비스가 자동화되고 복잡해질수록 정보 비대칭은 심화됩니다. 이를 보호하기 위해 정부는 초국가적 영역까지 확장된 공정한 관찰자(Impartial Spectator)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소비자들이 보이지 않는 알고리즘에 의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규제 당국은 알고리즘 공정성 의무를 확보하고 소비자 보호를 서비스 설계 단계부터 내재화해야 합니다. 또한, 민간 소비주체 역시 자신의 데이터가 빅테크 기업의 주요 자본임을 인식하고, 데이터 주권(Data Sovereignty)을 주도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디지털 금융 소외 계층을 위한 문해력 교육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빠르기보다 신뢰 가능한 금융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리가 가야 할 길입니다.

Q9. 한국이 디지털 금융 선도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자산은 무엇입니까?

정 총리: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인적 자원과 ICT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핵심 자산은 무형의 인프라, 바로 사회적 신뢰(Social Trust)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인프라가 있어도 신뢰가 부족하면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게 되어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게 됩니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혁신을 담을 수 있는 유연한 제도적 그릇입니다. 규제는 혁신을 가로막는 벽이 아니라 혁신이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돕는 울타리가 되어야 합니다. 경제민주화를 통해 공정한 규칙 아래 보호받고 있다는 믿음을 회복시키고, 동반성장의 철학을 규제 설계 단계부터 투영할 때 한국은 비로소 세계 금융 시장의 선도자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Q10. 중소기업들이 AI 기술을 도입하고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어떤 제언을 해주시겠습니까?

정 총리: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스스로 방대한 거대 AI 인프라를 구축하라는 것은 불가능한 요구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나 초거대 플랫폼 기업이 일정 수준 이상의 모델과 컴퓨팅 자원, 학습된 공공 데이터를 공공재(Public Good)로서 제공하는 '기본 인공지능 자산(Basic AI Assets, BAA)' 제도를 즉각 도입해야 합니다.

대기업이 쌓아온 데이터와 AI 인프라를 중소기업과 공유하는 상생형 협력 모델이 필수적입니다. 국가 차원에서 AI 기반의 동반성장 공유 플랫폼을 적극 지원하고, 대기업의 기술적 노하우가 협력사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져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과 이익을 함께 나누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중소기업이 AI를 통해 글로벌 시장과 연결될 수 있는 디지털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우리 경제의 재도약 기회입니다.

Q11. 마지막으로, CEO투데이 구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정 총리: CEO투데이를 통해 미래를 설계하시는 리더 여러분, 진정한 리더십은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구성원 모두를 위한 가치를 창출하는 데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의 경쟁 단위는 이미 개별 기업을 넘어 산업 생태계 전체로 전이되었습니다. 대기업 경영진은 '호랑이는 작은 짐승을 잡지 않는다'는 상생의 정신을 되새겨야 합니다.

AI와 디지털 금융이라는 거대한 변화를 단순한 경쟁의 도구로 보지 마십시오. 경제 주체 모두가 파이를 키우고 함께 나누는 이타적 이기주의(Altruistic Egoism)를 실천하여, 이 변화를 어떻게 하면 사회적 가치와 결합해 더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는 리더가 바로 시대를 선도하는 주인공입니다. 변화의 파도 위에서 흔들리지 말고, 따뜻한 동반성장의 철학을 기업 경영의 핵심 자산으로 삼으시길 바랍니다. CEO투데이 구독자 여러분이 앞장서서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과 포용적 성장을 이끌어주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Read more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국내주식 비중 추가 상향·퇴직연금 혁신 주도"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국내주식 비중 추가 상향·퇴직연금 혁신 주도"

국민연금공단 김성주 이사장이 올해 말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의 추가 상향 여부를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동시에 기금형 퇴직연금 시장 진출, 공공 임대주택 투자 모델 수립, AI 기반 기금 운용 혁신 등 굵직한 과제들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국민연금 운용 전략의 새 판을 짜고 있다. 김성주 이사장은 23일 온라인 기자설명회에서 국내주식 비중 상향

AI 에이전트 시대, 웹3는 '보상'을 넘어 '신뢰 인프라'로 진화

AI 에이전트 시대, 웹3는 '보상'을 넘어 '신뢰 인프라'로 진화

장종철 컴투스홀딩스 상무, 제5회 대한민국 블록체인 웹3 게임 컨퍼런스서 미래 청사진 제시 게임 산업의 판이 바뀌고 있다.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게임 생태계의 새로운 참여 주체로 떠오르면서, 웹3의 존재 이유 자체가 재정의되고 있다. 장종철 컴투스홀딩스 상무는 23일 경기 성남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개최된 제5회 대한민국 블록체인 웹3 게임 컨퍼런스에서 'AI 시대에

코리아씨이오서밋, 고경철 박사 초청 "피지컬 AI와 한국 제조산업의 미래" 강연회 개최

코리아씨이오서밋, 고경철 박사 초청 "피지컬 AI와 한국 제조산업의 미래" 강연회 개최

■서밋포럼 개요 ○행사명: 제55회 서밋포럼 ○일시: 6월 17일(수) 18시 ○장소: 서울 더리버사이드호텔 ○연사: 고경철 한국AI로봇산업협회 부회장의 “피지컬 AI와 한국 제조산업의 미래” ○부대행사 (1)최배근 중소기업기술경영연구원 대표에게 'KCS 청년위원장' 임명장 수여 (2)박래호 국방인공지능융합협회 회장의 '파키스탄 국방 현대화 사업화 전략' 주제의 브리핑 (3)KCS × 파키스탄 투자영사

대학로에서 ‘무명열정 콘서트’ 정기적으로 열린다

대학로에서 ‘무명열정 콘서트’ 정기적으로 열린다

음반기획과 공연기획 전문 신생회사인 아모르 엔터테인먼트는 “7월 4일부터 싱어송라이터인 아모르 강을 주축으로 함께 음반 작업을 하고 있는 가수들과 연 8~10회 정기적인 콘서트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아모르 엔터측은 <무명열정>이라는 콘서트 출연자들에 대해 “무명가수들과 첫 음반을 통해 가수에 도전하는 배우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작곡 및 편곡 전문가인 아모르 강씨의

© AI투데이 All rights reserved.